내일은 어버이날입니다.
이맘때가 되면 더 또렷하게 떠오르는 이름,
아버지입니다.
며칠 전, 싸이의 〈아버지〉라는 노래를 다시 들었습니다.
알고 있었던 가사지만 유난히 가사 하나하나가 마음속을 치고 들어오더군요.
“너무 앞만 보며 살아오셨네
어느새 자식들 머리 커서 말도 안 듣네
한평생 처자식 밥그릇에 청춘 걸고
새끼들 사진 보며 한 푼이라도 더 벌고
눈물 먹고 목숨 걸고 힘들어도 털고 일어나
이러다 쓰러지면 어쩌나
아빠는 슈퍼맨이야 얘들아 걱정 마.(1절 첫 시작)"
엄격하고, 무뚝뚝하셨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항상 ‘뒤에’ 계셨던 분이었습니다.
저는 늘 부족한 자식인 것 같아요.
사춘기 땐 마음이 멀 때도 있었고,
성인이 되고는 시간에 쫓겨 얼굴 보러 가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다음에요”라는 말로 미뤘고,
전화 한 통, 문자 하나 건네는 것도 어색해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그 무심함이 참 죄송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더는 그 죄송함을 전할 수 없는 게 더 아픕니다.
싸이 아버지 애니메이션(아직 안 보신 분은 꼭 한번 보세요)
아버지가 되어보니, 그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되어 보니 그 무게를 알 것 같습니다.
살다 보니 문득문득
“우리 아버지도 이런 마음이셨겠구나” 하는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이제 조금, 아버지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제가 얼마나 큰 사랑을 받고 자랐는지를 알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가장의 무거움이고,
누군가에게는 책임이고,
누군가에게는 위로고,
누군가에게는 사과고,
누군가에게는 기억입니다.
내일 어버이날, 부모님과 함께 계신 분들은 꼭 안아주시고,
하늘에 계신 분들은 조용히 이름을 불러 보세요.
그리고 혹시 저처럼, 부족한 자식이었다고 느끼는 분이 있다면
이 노래를 들으며 조용히 눈물 흘려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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