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슬기토끼입니다.
'네온이 불타는 거리, 가로등 불빛 아래서, 그 언젠가 만났던 너와 나'
엄청난 공전의 히트를 쳤던 가수 윤수일 님의 '황홀한 고백' 노래가사입니다.
여러분은 밤거리를 수놓았던 화려한 붉은빛 사인 네온, 혹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 본 적 있나요?
우리가 흔히 네온사인이라고 부르는 그 빛은 공기 중에 아주 적은 양으로 존재하는 특별한 가스, 네온(Ne) 덕분입니다. 새롭다라는 뜻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원소는, 전기가 흐르면 환하게 빛나면서 우리 도시의 밤 풍경을 낯설고도 아름답게 바꾸어 놓았죠. 하지만 요즘은 LED가 등장하면서 네온사인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한때 세계의 밤을 환하게 비추었던 네온, 지금부터 네온에 얽힌 다채로운 과학과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네온(Ne)은 원자번호 10번의 원소입니다. 공기 중엔 0.0018% 정도 존재하며 비활성기체라고 불리는데 다른 물질과 잘 반응하지 않습니다. 평소엔 무색·무취로 존재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전기가 흐르면 특유의 붉은빛을 내는 성질로 유명하지요. 네온(Neon)이라는 이름은 새롭다(new)라는 뜻의 그리스어 네오스(neos)에서 왔다고 합니다.
네온은 1898년, 영국의 윌리엄 램지와 모리스 트레버스가 공기를 분리하던 중 우연히 찾아낸 원소입니다. 이때 헬륨·아르곤·크립톤·제논 등 다른 희귀 가스들도 함께 연구됐는데, 램지는 이 공로로 1904년 노벨화학상을 받았어요. 그 덕분에 지금은 주기율표에서 ‘희귀가스’가 당당히 한 그룹을 차지하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익히 아는 네온사인은 누가 만들었을까요?
프랑스의 에디슨이라 불리는 조르주 클루드가 1910년경 네온 튜브에 전극을 달아 전류를 흘려 빛을 내는 장치를 고안해 냈습니다. 이게 바로 세계 최초의 네온사인입니다. 파리에서 열렸던 파리 자동차쇼에서 이 빛나는 사인을 처음 공개했을 때, 사람들은 새빨갛게 타오르는 혁신적인 간판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후 네온사인은 화려한 거리의 상징이 되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갔지요. 특히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나 뉴욕, 일본 도쿄 신주쿠 거리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빛들은 거의 네온사인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네온 불빛은 주로 빨간빛입니다.
사실 순수한 네온가스를 유리관에 넣어 전기를 흘리면, 주황빛에서 붉은빛에 가까운 스펙트럼을 보여 주게 됩니다. 그런데 온갖 다양한 색깔을 내는 간판들 또한 네온사인이라고 부릅니다. 어떻게 이런 다양한 색이 나올까요?
-순수 네온(Ne)은 전기를 받으면 붉은빛을 냅니다.
-아르곤(Ar) + 수은(Hg), 여기에 형광 코팅을 추가하면 파란색이나 하얀색 계통을 얻을 수 있고,
-헬륨(He), 크립톤(Kr), 제논(Xe) 등 다른 가스를 섞어서 빛깔을 다양하게 조정하기도 합니다.
순수 네온에 여러 기체를 가미하여 다양한 빛깔이 나도록 하는 거지요. 즉, 네온사인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여러 비활성기체 또는 형광물질이 배합된 튜브가 많습니다.
네온사인은 단순히 광고 간판을 넘어, 그 도시의 개성을 드러내는 예술 매체가 되었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일본 도쿄 신주쿠·시부야, 홍콩 침사추이·몽콕, 한국의 서울 명동·종로 등입니다. 한때 네온으로 가득했던 이곳은 LED 간판이 늘면서 지금은 예전만큼 보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밤거리를 돌아다니며 이 간판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레트로 감성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쩌면 네온사인은 도시의 추억과 문화가 담긴 상징이 된 셈이죠.
네온의 의외의 쓰임새 일반적으로 네온을 '간판용 가스'라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반도체 제조나 레이저 공정에도 폭넓게 쓰입니다. 특히 컴퓨터 칩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순도 높은 네온이 필요하죠. 또한 미세한 빛을 다루는 광학 장비나 과학 실험에도 자주 활용됩니다. 이렇게 밤거리에서 보이는 붉은빛 뒤편에는, 반도체나 첨단 기술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이 숨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네온사인을 대신해 LED 조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LED는 발광다이오드라는 소자를 써서 전기를 줄 때 다양한 색과 밝기를 낼 수 있는 기술인데, 여러 면에서 장점이 있기 때문이죠.
-LED는 전력 소모가 적고, 열이 많이 나지 않아 유지 비용이 낮습니다.
-디자인이 자유로워 얇은 LED 띠를 구부려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표현하기도 쉽습니다.
-네온 튜브는 깨지기 쉬운 유리관을 다루어야 하고, 가스 누출 같은 위험도 있지만, LED는 비교적 안전하고 관리가 편해요.
그렇다면 네온사인의 시대는 끝난 건가라고 물을 수 있죠. 하지만 아직도 네온 특유의 부드러운 빛과 레트로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사실 LED가 흉내 내기 어려운 네온 특유의 농도 있고 몽환적인 빛이 있어요. 그래서 빈티지 숍이나 카페, 예술 전시에서는 여전히 네온 튜브가 쓰이곤 합니다. 대중적인 간판 시장에선 서서히 축소되는 추세지만, 프리미엄 장식이나 아트 설치물 영역에서는 여전히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네온이 전쟁과도 연결이 있다?’라고 궁금할 수 있는데요,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네온가스 생산지 중 하나입니다.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초정밀 레이저에 네온이 자주 쓰이지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고순도 네온 공급이 줄어들고 있고, 이는 반도체 가격이나 생산 일정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간판에서 많이 봤던 붉은 빛 정도로만 생각했던 네온, 알고 나면 과학 역사와 산업·문화 현상을 모두 아우르는 특별한 원소란 걸 알 수 있습니다.
1898년 램지·트레버스가 발견 후,
조르주 클루드가 이를 이용해 네온사인을 발명,
전 세계 도시에서 밤거리를 밝혀 주었고,
지금은 LED에 밀려나고 있지만, 여전히 ‘빈티지 감성’과 ‘레트로 스타일’을 대표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에 따라 반도체 생산에 영향을 줄 정도로 귀중한 물질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붉게 빛나는 네온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족 나들이 중에 길을 걸으시다가 네온을 보시면 이 내용을 떠올리며 함께 얘기 나눠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밤거리에 반짝이는 간판도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과학과 역사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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