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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은 전염되나요? - 지루해서? 아니면 공감해서? 입을 크게 벌려 나누는 무언의 안부 -

슬기로운 상식

by 슬기토끼 2025. 4. 3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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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해서? 아니면 공감해서? - 하품으로 시작된 하루의 작은 실험

“아, 또 회의야…” 옆자리가 입을 크게 벌리며 하품하자, 나도 으레 하품으로 답합니다. 놀라운 건 화면 속 배우의 하품, 귀여운 강아지의 하품 모습만 봐도 똑같은 반응이 터져 나온다는 사실이죠. 아무리 커피를 들이켜도 막기 힘든 이 ‘도미노’ 현상은 그냥 졸음 때문이 아닙니다. 뇌가 ‘우리, 같은 상태야!’ 하고 확인하려는 사회적 신호라는 게 현재까지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이에요. 오늘 글에서는 어려운 논문 대신 생활 밀착형 예시와 쉽게 풀어쓴 과학 이야기로 하품 전염의 비밀을 풀어봅니다.

 

 

 

 

 

1. 하품, 알고 보면 만능 두뇌 리셋 버튼

하품은 세 단계로 이뤄집니다.

  • 심호흡―허파에 공기를 ‘쑤욱’ 채워 뇌에 산소를 공급
  • 스트레칭―턱‧목 근육을 시원하게 늘려 미세 긴장을 해제
  • 각성 신호―심장 박동이 살짝 빨라지며 졸음에서 ‘부트업

 

 

하품의 대표 가설 셋

  • 산소·이산화탄소 균형 가설: 뇌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산소가 필요하다 → 하품으로 급충전
  • 브레인 쿨링 가설: 뇌가 과열되면 집중력을 잃는다 → 찬 공기를 들이켜 온도를 0.1~0.3 °C 낮춘다
  • 주의력 회복 가설: 지루할 때 하품이 나오면 주변이 쳐다본다 → 자연스럽게 상황이 리프레

 

 

Tip. ‘딴 데 보며 하품하기’는 무의식적으로 나 자신을 다시 집중 모드로 끌어올리는 장치라고도 해석됩니다.

하품하는 아이 (출처: 픽사베이)
하품하는 아이 (출처: 픽사베이)

 

 

 

 

 

2. 과학자들이 카메라 앞에서 하품을 틀어본 이유

  • 영국 더럼대(2018): 실험실 모니터에 하품 영상을 띄워 놓자, 3분 내 42%가 따라 하품.
  • 피렌체대(2020): 지인·타인·셀럽으로 나눠 영상을 보여 줌 → 지인이 1등. 친할수록 전염률 급등.
  • ‘하품 참기 챌린지’(YouTube): 시청자 댓글에 “60초 버티니 승리!”와 “10초 만에 패배…”가 공존.

 

연구마다 수치는 다소 달라요. 하지만 영상만으로도 2명 중 1명꼴로 전염된다는 점은 꾸준히 확인됩니다. 이쯤 되면 ‘단순한 졸음 연쇄’라고 넘기기 어렵죠?

 

 

 

 

 

3. 거울처럼 반응하는 뇌 - 미러뉴런 & 공감 회로

소뇌 깊숙한 곳에는 미러뉴런(mirror neuron)이라는 신경 세포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얼굴 근육이 움직이는 걸 보자마자, 내 근육에도 미세 전기가 흐르죠. 그래서

  • 상대가 웃으면 미소가 번지고,
  • 상대가 찡그리면 나도 살짝 찡그리고,
  • 상대가 하품하면 나도 덩달아 턱이 풀리는 겁니다.

 

흥미로운 점은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하품 전염률도 높다는 사실! 실제로 공감 지수가 낮거나 자폐 스펙트럼 특성을 가진 사람들은 하품 전염이 잘 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어요. 뇌가 ‘너와 내가 같은 팀’ 임을 재빨리 감지할수록 하품이 잘 ‘복사’된다는 뜻이죠.

 

 

 

 

 

4. 하품 전염이 잘 일어나는 조건 3가지

  • 친밀도: 가족·연인·단짝 친구 → 전염률 60 % 이상
  • 환경: 조용하고 시각 자극이 뚜렷한 공간(회의실·지하철) → 실패 확률 ↓
  • 컨디션: 피곤하거나 집중이 떨어질 때 → 뇌가 ‘동기화’ 신호에 더 민감

 

생활 꿀팁

중요한 발표 전, 팀원들끼리 한 번씩 크게 하품해 보세요. 긴장이 깨지고 뇌가 ‘같은 페이스’를 맞춘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장거리 운전 중 동승자가 하품하면, 꼭 가까운 휴게소로 가시기 바랍니다ㅎㅎ

 

 

 

 

 

5. 동물도 ‘따라 하품’ 한다면?

  • 침팬지: 사육사 하품 → 20초 안에 40 % 이상 따라 함.
  • 개: 주인이 하품하면 약 50 %가 바로 따라 하품(2019, 스웨덴 농대).
  • 앵무새: 새장 옆 새가 하품 모션을 하면 고개를 비틀며 흉내내는 사례 보고.

 

공통점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 학자들은 “동물이든 인간이든 ‘우린 같은 무리에 속해’라는 메시지를 주고받는 언어”라고 풀이합니다.

하품하는 고양이 (출처: 픽사베이)
하품하는 고양이 (출처: 픽사베이)

 

 

 

 

6. 하품에 대한 3가지 속설, 뭐가 맞을까? 흔한 속설에 대한 실제 연구 결과

  • 산소가 부족해서 하품한다 
    - 완전 부정은 아니지만 단독 원인으로는 약합니다. CO₂ 농도만 조절해도 하품 횟수가 크게 변하지는 않습니다.

  • 하품을 참으면 두통 생긴다 
    - 근거가 부족합니다. 단, 턱관절 통증은 올 수 있으니 억지로 참기보다 살짝 가리며 하는 편이 턱 건강에 좋습니다.

  • 게으른 사람이 하품을 많이 한다 
    - 오히려 두뇌 과부하일 때도 하품을 많이 합니다. 시험 공부·코딩 몰입 중 갑자기 하품이 쏟아지는 경험이 많죠?

 

 

 

7. 실전 Q&A - 검색창에서 자주 묻는 질문

Q. 하품만 하면 눈물이 뚝뚝… 왜 그러죠?

A. 입을 크게 벌릴 때 광대뼈 근육이 눈물샘을 눌러 반사적으로 눈물이 납니다. 감정과는 무관해요.

 

Q. 소리 없이 하품하면 전염도 줄까요?

A. 시각 자극이 핵심이라서-입 모양만 보면 이미 전염력 충분! 단, 마스크는 일부 차단 효과가 있습니다.

 

Q. 하품을 억제할 수 있는 꿀팁은?

A. 찬물 한 모금 → 코로 깊게 숨 들이마시기 → 턱 스트레칭. 이렇게 ‘브레인 쿨링 루틴’으로 10초만 버텨 보세요.

 

 

 

 

8. 엔딩 노트 - 입을 크게 벌려 나누는 ‘무언의 안부’

하품은 지루함의 배신자이자, 공감의 대사입니다. 다음번 누군가가 하품으로 말을 걸어오면 이렇게 받아쳐 보세요. “나도 살짝 피곤했어요. 커피 한 잔 함께 할까요?” 작은 하품 하나가 꺼져 가던 집중력을 살리고, 멀어진 대화의 거리를 1m쯤 좁혀 줄지도 모릅니다. 글을 다 읽은 지금-혹시 하품이 나오셨나요? 그렇다면, 여러분의 뇌가 제 글과 살짝 ‘동기화’됐다는 신호일지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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