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슬기토끼입니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어디에서나 쉽게 발견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맨홀뚜껑인데요. 길을 걷다가 몇 걸음만 옮겨도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하지만, 막상 ‘왜 맨홀뚜껑은 항상 원형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면 바로 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맨홀뚜껑이 원형인 이유를 수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도 함께 나눠 보겠습니다.
먼저 원의 특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원은 평면 위에서 한 점(중심)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을 모아놓은 도형입니다.
-반지름: 중심에서 원위의 한 점까지의 거리 -지름: 원을 가로지르는 가장 긴 선분 -원주(원의 둘레): 원 가장자리를 둘러싼 길이 |
이 원주(원의 둘레)를 구하는 공식은 많이 들으셨겠지만 원주=지름*3.14가 되죠.
원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어떤 각도로 돌려도 지름이 일정하다’는 점입니다. 세워서 보고, 기울여서 보고, 왼쪽,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꿔서 봐도 어떻게든 원은 모양이 변하지 않지요.
맨홀은 지하에 묻힌 시설물(예:하수도, 전선, 가스관) 등을 점검하고 수리하기 위해 사람이 드나드는 통로입니다. 지하 시설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 맨홀을 통해 접근하죠. 도시가 발전하고 인구가 늘어날수록 지하에 깔아야 할 시설은 점점 복잡해지는데, 그만큼 안전하고 튼튼한 뚜껑이 필수가 된 것입니다.
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맨홀뚜껑에 아주 적합합니다.
첫째, 원형 뚜껑은 기울어져도 구멍 속으로 빠질 염려가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원이 아닌 사각형, 삼각형 등의 뚜껑은 특정 각도로 돌리면 모서리가 구멍 안으로 쏙 들어갈 위험이 생깁니다. 하지만 원형은 지름이 어느 방향에서나 동일하기 때문에, 쉽게 빠지지 않죠. 즉 뚜껑이 안으로 떨어지는 사고를 간단히 예방할 수 있게 됩니다.
<원의 기본 성질> 원은 중심을 기준으로 회전했을 때 모양이 바뀌지 않아요.(대칭성) 중심에서 테두리(원주)까지의 거리가 항상 일정합니다. 어느 각도로 회전시켜도 폭이 동일합니다. |
둘째, 설치 과정이 효율적입니다.
맨홀뚜껑을 열거나 닫을 때, 굳이 복잡한 각도 계산 없이 뚜껑을 살짝 굴리거나 돌려도 간편하게 맞출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원형이 충격을 고르게 분산시키기 때문에 튼튼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셋째, 무거운 맨홀뚜껑을 이동하기에 편리합니다.
매우 무거운 맨홀뚜껑을 굴릴 수 있어서 옮기기가 제일 수월합니다. 만약 삼각형이나 네모난 뚜껑이라면 굴려서 가지 못하겠죠.
넷째, 제작 비용도 경제적입니다.
원형은 폭이 일정하므로, 공정이 단순화됩니다. 불필요한 모서리 부분이 없어 재료를 절약하고, 제작 과정에서 오류 가능성이 줄어들어 비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이런 성질로 안전성, 효율성, 편의성,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맨홀뚜껑을 원 모양으로 사용하는 것이죠.
맨홀뚜껑은 주로 ‘주철(쇠를 녹여 만든 재료)’이나 ‘강철 재질’을 사용합니다. 왜냐하면 오랜 시간 바깥에 노출되면서도 무거운 차나 사람이 지나다녀야 하니, 단단하고 부식에 강해야 하기 때문이죠. 최근에는 플라스틱이나 복합재료를 사용한 가벼운 뚜껑도 일부 쓰이지만, 튼튼함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여전히 금속 재질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맨홀뚜껑의 지름은 보통 60cm에서 70cm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사람이 들락날락해야 하므로 최소한의 통로 폭이 확보되어야 하고, 동시에 지나가는 차량이나 사람이 발을 헛디뎌도 빠지지 않도록 안전한 크기를 유지해야 하지요. 설치 시에는 뚜껑이 도로포장면과 높이가 거의 같아야 하며, 빗물이나 오물이 들어갈 수 있도록 모양이나 배수 구멍이 만들어져 있기도 합니다.
맨홀뚜껑이 무거운 이유는 쉽게 들리지 않도록 하거나, 바람이나 차량의 진동에 의해 저절로 움직이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무거워야 지반 침하가 발생해도 뚜껑이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 도로나 인도 위의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해외 몇몇 국가에서는 맨홀뚜껑을 도시를 대표하는 ‘작은 캔버스’로 활용합니다. 지역의 캐릭터나 상징물을 색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관광객의 이목을 끌고, SNS 인증샷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지자체와 기업에서 특색 있는 디자인을 적용해 그곳의 얼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맨홀뚜껑이 둥근 이유에는 원의 특성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회전해도 폭이 변하지 않고, 어떤 각도로 놓아도 잘 맞물려서 떨어지지 않으며, 튼튼하고 제작이 쉽기 때문이죠.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둥근 뚜껑이 사실은 원의 뛰어난 특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이 신기하네요.
맨홀뚜껑은 지하 설비를 지키는 중요한 방패이자, 도로 위 작은 ‘수학 교실’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길을 거닐다가 맨홀뚜껑을 만나면, ‘아, 원의 성질이 이렇게도 쓰이는구나!’ 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세요.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호기심이 쌓이고 쌓여서 세상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힘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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