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숨이 하얗게 피어오를 때 고개를 들면, 그 위에 ‘W’ 모양 왕관이 은빛으로 떠오른다. 허영심 많던 왕비 카시오페이아가 오늘도 거꾸로 의자에 앉아 우리를 내려다본다.”
맑은 밤하늘, 북쪽 하늘을 가로지르는 ‘W’ 또는 ‘M’ 형상이 유난히 눈에 띕니다. 이 다섯 별이 바로 카시오페이아자리입니다. 북극성 근처라 1년 내내 보이지만, 가을·겨울에 특히 더 잘 보입니다. 마치 의자에 앉아 팔을 벌린 사람 같기도 하고, 어떤 땐 의자째 거꾸로 매달린 듯한 모습입니다.
이 별자리에는 여러 재미난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신화와 과학, 그리고 예술까지 아우르는 카시오페이아 별자리, 함께 알아볼까요?
카시오페이아(Cassiopeia)는 북반구에서 연중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북쪽 하늘 별자리입니다. 특히 가을과 겨울철 밤하늘에서 더욱 선명하게 보이며, 북극성 근처에 있어 방향을 잡을 때도 유용한 별자리예요. 그림 이 별자리는 황도 88 성좌 중 하나이며, 맨눈으로 보이는 별이 다섯 개나 일렬로 배열되어 있어 찾기 쉬운 편이죠.
그리스로마신화에 카시오페이아 별자리에 대한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재미있으니 읽어보세요^^)
에티오피아의 궁정에선 언제나 향이 진한 유향이 피어올랐습니다. 그 한가운데엔 카시오페이아 왕비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세상의 어떤 거울보다도 자신을 사랑했지요. 연회가 절정에 이르던 날, 왕비는 호화로운 자수 드레스 자락을 한껏 끌어올리고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여러분, 내 딸 안드로메다와 나는 푸른 바다 밑을 호위하는 네레이데스보다도 아름다워요!” 귀족들은 박수를 보냈지만, 왕비의 목소리는 폭풍을 부르는 뇌성이 되었습니다. 바닷속 깊은 궁전을 지키는 포세이돈은 그 자만을 듣자마자 파도보다 높이 분노를 치솟게 했습니다. 그는 검푸른 창을 들어 거대한 해괴물 케토를 풀어놓습니다. 케토는 모래사장을 휩쓸고, 조개껍데기처럼 여왕국의 배를 산산조각 냈지요. 궁정 신탁은 사색이 된 왕과 백성에게 가혹한 해답을 건넸습니다. “포세이돈이 원하는 것은 왕비의 가장 소중한 것, 곧 안드로메다 공주다.” 왕과 신하들은 눈물을 삼키며 해안 절벽에 돌기둥을 세웠고, 안드로메다는 흰 드레스를 흩날리며 사슬에 묶였습니다. 그 순간 페르세우스가 페가수스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옵니다. 그의 손엔 갓 베어 낸 메두사의 머리가 들려 있었지요. 페르세우스는 돌기둥 위 공주에게 “두려워 말라”고 속삭이고, 케토에게 메두사의 눈빛을 들이대어 즉시 돌기둥으로 바꿔 버립니다. 왕국은 구원을 얻었지만, ‘허영’이라는 죄목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제우스는 모든 별들이 지켜보는 법정에서 카시오페이아에게 형벌을 내렸습니다. 낮에는 왕랭한 자존심처럼 똑바로 보이지만, 밤이 깊어지면 의자째 거꾸로 뒤집혀 수치심에 붉어진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게 하겠노라고요. 그리하여 겨울밤 하늘 한복판, 다섯 개의 별은 W 모양 왕좌를 그리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별자리 전체가 회전해 M이 되지요. 마치 왕비가 자꾸만 허영과 겸손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잃고 뒤집히는 것처럼, 밤하늘은 오늘도 우리에게 교만의 끝을 이야기합니다. |
요약본
(1) 허세 폭발: 에티오피아의 왕비 카시오페이아는 궁정 연회에서 “내 딸 안드로메다와 나는 바다의 님프(네레이데스) 보다 아름답다!”라고 외치자
(2) 신의 분노: 바다의 수호신 포세이돈이 격노, 괴물 케토를 보내 왕국 해안을 초토화.
(3) 비극적 협상: 신탁은 “공주를 제물로 묶으라”고 답하고, 안드로메다는 돌기둥에 사슬 묶인 채 눈물만…
(4) 영웅의 등장: 바로 그때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잘린 머리를 들고 날아와 괴물을 석상으로 만들고 공주를 구출!
(5) 뒷끝 있는 신들: 하지만 자만의 대가를 피할 순 없습니다. 제우스는 왕비를 의자째 거꾸로 하늘에 박제-별자리로 승격(?)시켜 영원히 교훈을 새기게 했죠.
카시오페이아를 이루는 대표 별 5개를 소개합니다.
카시오페이아는 여러 문화권별로 다양하게 불리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몇 개를 소개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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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페이아를 카시오페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Cassiopeia’를 한글로 적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표기가 「카시오페이아」입니다.
이는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을 충실히 따른 형태예요. 원어의 모음 /‑piːə/ 중 ‘iə’ 부분이 한국어에서 흔히 ‘이아’로 환음되기 때문에, 학술지·천문학회 자료·교과서 같은 공식 문서에서는 늘 이 표기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일상 대화나 노래 가사, 인터넷 댓글에서는 「카시오페아」가 종종 눈에 띄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모음 ‘이아’가 말을 빨리 할 때 자연스럽게 한 음절로 축약돼 /‑piːa/쯤으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즉, 흔히 말하는 ‘소리 나는 대로 쓰기’가 굳어진 셈이죠.
정리하면 공식·교육·과학 콘텐츠 → 카시오페이아가 원칙 가사·회화·SNS 같은 구어체·대중문화 → 카시오페아도 관용적으로 허용 이 되겠습니다.
Q1. 카시오페이아는 겨울철 별자리인가요?
북위 37°(서울) 기준 연중 관측 가능하지만, 북두칠성이 낮아지는 10~2월에 가장 높이 떠 선명합니다.
Q2. 북극성을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은?
① 북두칠성 국자 끝 → ② 북극성 → ③ 북극성에서 W 모양 5 ~ 6배 거리 → ④ 카시오페이아 확인.
Q3. 왜 W 모양이 가끔 M처럼 보이나요?
지구 자전축을 중심으로 별자리 전체가 돌아가며, 3시간마다 45°씩 ‘시계 회전’합니다.
Q4. 과학 프로젝트 아이디어
‘변광성 관측’: γ Cas 밝기 변화를 스마트폰 천체 사진+엑셀로 기록하기.
‘자전축 이해’: 카시오페이아·북두칠성의 상대적 위치 변화를 밤마다 촬영, 블로그에 GIF 제작.
카시오페이아는 단순한 ‘W’ 모양을 넘어 자만심, 방향 감각, 그리고 예술적 영감을 한데 품은 별자리입니다. 잠깐 하던 일을 내려놓고 하늘을 올려다보세요. 거꾸로 매달린 왕비가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허영도, 두려움도, 길 잃음도, 별 아래선 결국 이야기로 남을 뿐이야.”
왕비의 W는 그렇게 우리에게 교훈과 낭만을 동시에 선물합니다.
지금까지 카시오페이아에 대한 즐거운 별자리 여행이 되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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